미래의 저탄소 에너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셰일(혈암)가스가 기후에 석탄보다 더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가 나왔다고 뉴욕타임스와 BBC 뉴스가 12일 보도했다.
미국 코넬 대학 연구진은 고밀도의 혈암(頁岩)층에 물을 주입해 천연가스를 배출시키는 `수리학적 파쇄` 과정에서 생각보다 훨씬 많은 메탄가스가 유출되며 이것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기존 천연가스는 물론 석탄보다도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기후변화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연구진은 "석탄에 비해 셰일가스의 탄소 발자국은 20년을 기준으로 할 때 최소한 20% 크고 2배 이상 될 가능성이 높으며 100년을 기준으로 하면 석탄과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셰일가스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는 크게 두 가지, 연소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채굴 때 나오는 메탄가스인데 미국 정부와 업계의 자료를 분석해 보면 셰일가스를 추출할 때 기존 천연가스 채굴 과정에 비해 2배나 많은 메탄가스가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연구진은 셰일층 파쇄 과정에서 가스전의 자연적인 누출이나 고의적인 방출, 허술한 배관을 통해 대기중에 배출되는 메탄가스가 최대 7.9%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연소 때 다른 천연가스에 비해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한다는 이점을 상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수리학적 파쇄법은 수십만~수백만 갤런의 물을 모래ㆍ화학물질과 섞어 깊은 지하의 혈암층에 살포해 바위를 부수는 것인데 사용되는 화학물질 중 일부는 독성 물질이나 발암물질이다.사용된 혼합액은 다시 지표면으로 분출되고 때로는 지하의 고농도 염수와 섞여 나오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종종 바륨과 스트론튬, 라듐 등 방사성 물질이 섞이게 된다.연구진은 미국 환경청(EPA)이 업계에 의무적으로 메탄가스 방출을 보고하도록 하는 법률 제정을 제안했으나 일부 업체들이 이를 막기 위해 EPA에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이들은 일부 환경운동가들조차 고탄소에서 저탄소 에너지로 가는 중간 단계로 천연가스 사용 확대를 환영하고 있지만 셰일가스를 주축으로 한 천연가스 사용 확대는 현명한 전략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미국은 앞으로 25년 안에 천연가스의 절반을 셰일가스로 충당할 계획이며 다른 많은 나라들도 이를 따르고 있다.이 연구에 대해 업계에서는 "지나치게 과장된 수치"라고 반박하고 있으나 천연가스의 환경 영향 문제를 둘러싸고 큰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지난 10년간 때로 환경단체들의 도움을 받아 조심스럽게 친환경 이미지를 구축해 온 천연 가스 업계는 첨단기술 도입과 시설 개선 등을 통해 메탄가스 누출을 크게 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