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 갓 결혼해 출산과 육아 문제를 맞닥뜨린 젊은 여성들이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저출산 극복을 위한 선행 정책대안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전 장관이 23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저출산극복 국민초청 공개 토론회`에서는 예방접종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확대부터 동립어린이집 설립까지 다양한 정책안을 제시하며 현실을 모르는 정부를 성토했다.이 자리에서 두 아이를 기르는 A씨는 "첫째 낳은 뒤 복귀하니 육아휴직을 썼다고 승진에서 제외됐고 두번째 기회가 왔을 때에도 둘째 임신으로 휴직을 하다 보니 승진에서 또 제외됐다"라며 "`육아휴직`이 아니라 `육아업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이지연 씨는 "시ㆍ구립 어린이집을 이용하려면 한부모, 맞벌이 등의 조건이 맞아야 하는데 전업주부 가정도 이용할 수 있는 동립어린이집을 만들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직장인인 최찬숙 씨는 "부부가 모두 오후 7시 반 이후에야 퇴근하는데 기업들이 평일 오후와 주말에도 맡길 수 있는 탁아시설을 갖추도록 해달라"고 했다.또 조재정 씨는 "결핵 등 몇 가지를 제외하고 폐구균 예방접종은 3차까지 맞혀야 하는데 한번에 15만원이 드는 등 예방접종에 돈이 많이 들어서 병원 가는데 부담된다"며 예방접종의 보험적용 확대를 요청했다.현재 셋째를 임신 중인 다른 여성은 "내년에 둘째도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데 두 아이 교육비가 80만원"이라며 "보육비를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다"라고 말했다.전 장관은 참석한 `젊은 엄마`들의 요청에 일일이 답변하며 다양한 정책구상을 내놓았다.그는 앞으로 1개월 내 입소 가능한 아이만 구ㆍ시립 어린이집 대기자로 받아 높은 대기율을 낮추고 법 개정을 통해 민간 어린이집의 등수를 매겨 교사 교체율, 수족구별 발병실태 등의 정보를 공개할 계획을 내놓았다.또 동네 소아과에서 기존에 8천원 냈던 것을 2천원만 내도 8종의 예방접종을 맞을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이와 함께 내년부터 퇴근시간 이후나 공휴일에도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맞춤형 보육시설` 설립 추진 계획도 소개했다.보육료 지원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셋째 아이는 소득수준과 관계 없이 보육지원비를 주도록 경제당국과 협의하고 있다"라며 "가용한 예산 범위 내에서 많이 하도록 협조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그 밖에 "남편이 육아휴직의 4분의1 이상을 사용하도록 하는 `파파 쿼터링`을 도입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범부처 장관 가운데 소수론자"라며 "아직은 관철하지 못하지만, 복지부의 경우 육아휴직 가는 남성에 대해 홍보를 적극적으로 해서 사회적 인식을 바꾸도록 하겠다"라고 다양한 구상을 소개했다.이날 토론회에는 20∼30대 여성 미혼 및 기혼자 100여명이 참석해 결혼, 출산, 일-가정 양립 문제를 놓고 전 장관과 대화를 나눴다.thedope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