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모(23)씨는 할머니로부터 목이 부어올랐다는 말을 들었다. 처음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지나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목의 붓기가 더해졌다. 원인을 몰라 걱정이 된 그녀는 병원에서 갑상선암 관련 검사를 받았다. 초음파 검사를 받았는데 작은 혹이 자라 있었다. 악성종양(암)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미세침흡인세포검사를 했다. 일주일 후, 갑상선암이라는 진단 결과가 나왔다. 의사는 종양이 작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지만, 젊은 나이에 암에 걸렸다는 생각에 고통스러웠다.   최근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갑상선암이다. 갑상선암은 여성암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인구 10만명 당 갑상선암 발생률은 1999년 2.3명에서 2008년 15.3명으로 연간 25.3%씩 증가했다. 2008년 기준, 10만7천693명의 갑상선암 환자가 있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박정수 교수의 도움말로 갑상선암의 발병위험요소, 증상, 수술, 수술후 합병증 및 재발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박 교수는 갑상선암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은 건강검진, 유방검진을 하다가 초음파 등으로 우연히 작은 갑상선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고 씨와 같이 환자가 암 진단을 받게 되면 환자들은 인생이 끝난 것처럼 큰 충격을 받고, 온 집안이 비상이 걸리게 된다.   하지만, 박정수 교수는 "갑상선암은 전체 인구의 5% 정도에서 발견되는 흔한 암"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암 진단을 받았을 때 바로 치료를 해야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오진이기를 기대하면서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고 암 확진이 나왔는데도 수술을 하지 않고 다른 치료법을 찾아 우왕좌왕하면서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병을 키우게 된다"고 지적한다.     여성 발병률, 남성의  5배.. 남성에서 혹 만져지면 암 가능성 높아   일반적으로 여성에서 남성보다 5배 이상 많이 발견되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발생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남성에서 갑상선 혹이 만져지면 암일 가능성이 높다. 연령별로는 20대 이하이거나 60대 이후에 암의 빈도가 높아진다. 가족 중 갑상선암 환자가 있거나 음식을 삼킬 때 목에 걸리는 느낌이 있다면 암 발생 가능성이 높다. 또 숨이 차다든지 목소리가 변했을 경우도 마찬가지다.    혹이 크다고 암은 아냐.. 통증 있다면 오히려 양성 질환   박 교수는 "진료실을 찾은 많은 환자들이 혹의 크기와 암일 가능성이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혹의 크기가 클수록 양성 종양인 경우가 더 많다"고 말한다. 혹 속에 출혈이 생겨 짧은 시간 내에 혹이 갑자기 커졌기 때문이다. 혹이 통증이 있다면 암보다는 아급성 갑상선염, 급성 세균성-갑상선염 등 양성 질환일 가능성이 더 높다.   딱딱하고, 표면 울퉁불퉁하면 암일 수 있어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암의 가능성이 높은 진찰 소견은 혹이 딱딱하며, 표면이 울퉁불퉁 불규칙적이고, 주위 조직과 고착돼 잘 움직여지지 않는다. 또한 갑상선 혹 외에 옆 목의 림프절도 커져 있을 수 있다.   초음파, 미세침 흡인세포검사 등으로 진단 확인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검사로는 초음파 검사, 미세침흡인세포검사, 전산화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이 있다. 갑상선 동위원소 검사는 그동안 많이 이용돼 왔으나 최근 들어 그 진단의 효용성이 의문시 되어 현재는 특별한 경우 외에는 잘 이용되지 않는다.   초음파 검사는 간편하고 혹의 크기와 혹의 모양 그리고 혹의 개수를 밝혀내는데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작은 혹을 찾아내는데 우수하며 암일 경우 주위 조직으로의 침범 여부와 림프절 전이 여부를 알 때 좋다. 초음파 검사로 암을 확진하긴 어렵지만 암일 가능성이 높은 혹을 찾는데 가장 유용하다.   암인지의 여부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미세침 흡입세포검사`를 사용한다. 이 검사는 초음파 영상을 보면서 가느다란 주사침으로 갑상선 혹에서 세포를 뽑아내 암세포가 있는지를 현미경으로 보아 밝혀내는 검사다. 정확도가 95%에 달한다. 그러나 암의 종류에 따라 진단율의 차이가 나타나고 조직 괴사 등이 심할 때에는 암이 있더라도 없다고 나올 수 있으므로, 1회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독된 경우에도 최소 3회정도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전통적 절제수술이 가장 안심할 수 있어   갑상선암의 치료방법은 암의 종류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인 원칙은 다른 장기의 암과 마찬가지로 암 덩어리를 넓게 떼어내는 수술적 치료이다.   수술법에는 전통적 수술법, 내시경 수술법, 로봇 보조수술법이 있다. 수술 부위가 사람들의 눈에 띄는 목 부위이기 때문에 목 흉터가 고민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박 교수는 "흉터만 볼 때에는 내시경 수술법이나 로봇 보조수술법이 낫다고 할 수 있지만, 암 치료면에서 보면 꼭 그렇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암수술의 원칙은 보이는 암 덩어리 뿐만 아니라, 암이 전이되는 경로인 림프관과 림프절, 이들을 포함하는 연조직, 암이 침윤된 혈관, 근육, 식도벽, 기관연골, 신경조직 등을 한꺼번에 절제하는 것이다. 특히 림프절 전이가 옆 목의 림프절까지 돼 있으면 수술범위는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박교수는 이러한 이유로 갑상선암 수술은 아직 전통적인 절개법이 가장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내시경이나 로봇술은 겨드랑이나 양쪽 유륜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주입하거나 공기 주입 없이 개방 절개창을 통해 내시경이나 로봇 팔을 넣어 수술 시야를 확보하는 방법이 있는데 좁은 공간에서 하다 보니 의사가 숙달되지 않을 경우 암조직을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암세포가 조직을 오염시킬 수 있고, 수술 종료 시 이산화탄소를 빼어낼 때 기계가 들어간 통로도 오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술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수술 후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시행한다. 방사성 동위원소(요오드-131) 치료는 분화 갑상선암(유두상 갑상선암, 여포상 갑상선암) 환자 중 수술을 통해 양측 갑상선의 대부분 또는 전부를 제거한 경우에만 시행할 수 있다.   수술 후 합병증으로 목소리 변하고 손발 저릴 수 있어   갑상선 수술 후에는 목소리가 변하고 손발이 저리는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갑상선 뒷면에 있는 목소리를 관장하는 가느다란 성대신경과 혈액속의 칼슘을 일정수준으로 유지시키는 부갑상선을 의사의 부주의로 건드릴 경우 목소리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데, 이 같은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암이 신경을 둘러싸고 있거나, 침범해 있으면 부득이 신경을 건드리거나 자르게 돼 수술 후 쉰 목소리가 나타나거나 목소리가 안 나올 수 있다. 또 신경을 온전히 보존해도 암이 신경주위의 림프절로 전이가 심하게 됐을 경우 이를 제거하다가 신경으로 가는 혈액순환이 나빠져 일시적으로 목소리가 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박교수는 "이러한 목소리 변화는 보통 1~6개월 안에 회복된다. 갑상선 수술 후 영구적으로 목소리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는 1~2%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며 "목소리가 회복이 안될 경우 성대성형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암을 절제할 때 부갑상선을 같이 제거하거나 전이가 의심되는 림프절을 모두 절제하는 `림프절 청소`를 할 경우 부갑상선으로 가는 혈액순환이 나빠져 손발 저림 증상이 보이는 저칼슘혈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수술 후에도 재발방지 노력해야 박 교수는 "수술과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가 끝났다고 해서 갑상선암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고 단언한다. 수술 후에는 재발률을 낮추고, 재발을 초기에 진단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주치의의 계획에 따라 외래에서 피검사, 초음파, 가슴사진 등을 시행하고 향후 관리 방법에 대한 상담이 필요하다.   갑상선암은 재발을 하더라도 70~90% 이상에서 또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재발한 환자들은 희망을 버리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서 완치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최종편집: 2025-05-02 04: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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