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미 (이은미내추럴한의원 원장)
노출의 계절 여름이 왔다. 미니스커트는 기본, 요즘은 `하의실종 패션`까지 등장했다. 10~20대의 패션은 노출의 정점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니스커트와 하의 실종 패션은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고, 전체적인 신체 라인을 강조함으로써 감각적인 옷차림을 할 수 있어 여성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옷차림 때문에 생리통과 생리불순, 냉증으로 고생하는 여성들 역시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40대 후반에야 찾아오는 폐경이 10~20대에 찾아왔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우리 한의원에 생리불순이나 무월경, 조기폐경으로 찾아오는 환자의 연령대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생리는 매달 해야 하는 귀찮고, 번거로운 존재라고 생각해 한두달 생리를 건너뛸 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생리를 하지 않는다는 건 아이를 갖지 못한다는 것이고, 이는 여성성을 상실한다는 뜻이다. 아직 젊은 나이에 여성으로서의 자신의 본질을 상실한다는 것은 커다란 충격이 아닐수 없다.
한의학은 생리통과 생리불순의 원인을 평소 자궁이 위치한 하복부가 냉한 경우,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예민한 경우, 자궁과 골반주변으로의 원활한 혈액순환이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 등으로 구분한다. 또 평소 불규칙한 식생활이나 생활 환경 등이 인체의 정상적인 생체리듬을 깨뜨려 호르몬의 불균형을 초래해 발생한다고 본다.
심한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등은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물론 생리를 한두번 건너 뛴다고 해서 당장 병원으로 달려갈 필요는 없지만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이 불규칙적으로 반복된다거나, 1년이상 무월경이 지속되는 경우는 조기폐경의 가능성까지 고려해 보아야 할 만큼 예후가 썩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무월경이나 생리불순, 생리통 등 여성 특유의 증상을 가볍게 여겨서는 곤란하다. 이때 전반적인 건강회복을 통해 자생력을 키우는 한방 치료를 받을 수 있는데, 최소한 8~12주의 회복기간이 필요하므로 꾸준히 치료 받아야 한다.
대부분 여성들은 임신을 하고 나서야 처음 산부인과에 간다. 학생때나 미혼일 때 생리불순이나 생리통 또는 하혈로 고통스러운 경험이 있었어도, 그저 생리적 현상으로 치부하고 병원에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을만큼 자궁 건강에 대해서는 무심하다. 그것은 아마도 `늘상 있는 일`, `여성이라면 누구나 그렇다`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여성에게 있어 자궁의 건강상태는 자기 몸의 건강상태의 지표라 할만큼 중요하다. 여성의 몸은 남성의 몸과 달리 예민해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거나 이상이 생겨도 생리불순이 생길 만큼 자궁에서 가장 먼저 반응이 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평상시 자궁을 보호하고 따뜻하게 해주어야 한다. 특히 생리기간중 과격한 운동은 삼가고 하체를 따뜻하게 하는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이 좋다. 또한 되도록 찬바닥에 앉는 것을 삼가고, 자궁의 혈액순환을 위해 꼭끼는 바지는 착용하지 않도록 하는 등 자궁을 차갑게 하는 행동습관 등을 고쳐나가는 것이 좋다.
한여름 과감한 패션도 좋지만, 여성이라면 자신의 건강 지표가 되는 자궁 건강에도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여성성을 간직하고 싶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