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 일본에서 당국이 나서 고령 노인들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느라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도쿄 주민 중 최고령(만 111세) 남성으로 기록된 아다치(足立)구의 가토 소겐(加藤宗現)씨가 실제로는 약 30년 전에 숨진 사실이 최근 밝혀지면서 고령자 관리에 허점이 드러나자 행정 당국이 다른 노인들의 안부를 부랴부랴 확인하고 나선 것.
도쿄도 스기나미(杉竝)구는 2일 주민등록상 스기나미구 나리타히가시(成田東)에 사는 것으로 기록된 후루야(古谷.여)씨가 실제로는 이곳에 살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됐다고 발표했다.1897년 7월에 태어난 후루야씨는 만 113세로 살아있으면 도쿄도 내 최고령자다.앞서 일부 일본 매체가 가토씨를 도쿄도 내 최고령자로 잘못 소개했지만 실제로는 가토씨는 기록상으로도 도쿄도 남성 노인 중 최고령일 뿐이고, 남녀를 통틀어 기록상 최고령자는 후루야씨로 기록돼 있었다.스기나미구가 갑자기 후루야씨의 안부 확인에 나선 것은 가토 노인이 실제로는 수십년전에 숨진 사실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기 때문.구청측은 중앙정부에 후루야씨를 최고령자라고 보고하긴 했지만 실제로는 본인과 직접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지난달 30일에야 허둥지둥 주소지에 사는 딸(79)을 찾아갔다가 "어머니와는 연락이 안 된 지 한참 됐다. 어머니의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왜 스기나미구로 돼 있는지는 모르겠다"는 말을 들었다.딸은 1986년 지바(千葉)현에서 혼자서 스기나미구로 이사했고, 당시 어머니는 아들과 함께 지바현에 남았다고 설명했다. 스기나미구와 도쿄도 경시청은 서둘러 지바현에 산다는 후루야씨 모자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자 서둘러 소재 불명 사실을 발표했다.이로써 도쿄도는 남녀 최고령자 2명을 동시에 잃은 셈이 됐다.일본 정부는 최근 일본의 여성 평균 수명이 86.44세로 25년째 세계에서 가장 길었다고 발표했지만 중앙 정부에 기본적인 자료를 보고하는 지방자치단체가 고령자들을 뜻밖에 허술하게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수십년간 쌓아온 `장수 국가` 일본의 명성에도 의심의 눈길이 쏠리게 됐다.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