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율리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실직, 파경, 자녀학대, 자살, 은둔형 외톨이..”   이것은 모두 성격장애와 관련 있는 단어들이다. 인터넷의 발달과 사이버 공간의 확장은 우리 사회를 촘촘한 연결망으로 이어지게 했다. 한사람의 성격장애는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힐 가능성을 높이게 됐고, 사회적 비용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성격장애는 파경, 실직, 자녀학대, 사고, 자살률을 높인다. 교도소 수감자의 70~90%는 성격장애가 있다. 성격장애가 살인 등 범죄의 증가에도 관련이 있다는 유럽과 미국의 연구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미국정신의학회는 성격장애 환자들을 `편향적이고, 융통성이 없어 개인이 속한 문화나 사회에서 기대하는 내용을 흡수하지 못하고, 청소년기나 초기 성인기에 발병해 시간이 지나도  개인이나 주변에 고통을 주는 행동을 보이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성격장애는 언론 보도에서 접하는 것처럼 반사회적인 범죄나 살인과 같은 극단적인 형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의학저널 랜싯(Lancet)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격장애는 이제 전세계적으로 흔한 질환이며, 그동안 성격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분류해 왔으나 사실상 정상성격과 이상성격은 연속선상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성격장애 환자는 평소 괜찮다가 스트레스 상황에서 성격이 괴팍해지는 사람부터 흉악한 범죄를 거리낌 없이 저지르는 잔인한 범죄자까지 광범위하다. 이외에도, 감정변화가 극단적이고 자기학대적인 사람, 은둔형 외톨이, 남들에게 의존하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사람, 상대에게 지나치게 무책임한 사람, 다른 사람들을 조종하고 이용하려는 사람 등도 성격장애가 있는 경우일 수 있다.   2010년 WHO의 성격장애 유병률 조사결과 전세계적으로 인구의 7% 이상이 성격장애로 나타났다. 이는 더이상 성격장애가 사회적으로 간과되어서는 안될 흔한 질환임을 나타낸다.     그동안 성격장애는 치료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왔으나 이제 성격장애 환자들 중 관심과 치료를 통해 효과를 볼 수 있는 군이 있음이 입증된 것이다. 더구나 성격장애는 다른 정신질환과는 달리 일단 치료되면 재발하는 경우가 현저히 적다는 증거들도 쌓이고 있다. 성격장애 환자들이 적극적인 치료를 받으면 범죄율과 사고율을 줄이고, 자살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최종편집: 2025-05-02 02: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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