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석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교수)   자외선의 계절 여름이 돌아왔다. 자외선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여름 질환 중 하나가 바로 피부암이다. 피부암은 만성적 피부자극, 각종 발암성 화학물질에 노출, 바이러스 감염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데 그 중 자외선이 피부암을 유발하는 가장 큰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각종 연구 및 보고에 따르면 최근 10년 새 서양에서는 피부암이 2배 늘었고, 우리나라도 전체 암의 3%가 피부암일 정도로 유병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고령자의 증가, 선탠이나 해양 스포츠 등의 여가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는데다 오존층 구멍이 넓어져 햇빛 강도가 세진 것이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피부암은 피부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크게 ‘흑색종’과 ‘비 흑색종’으로 나누는 것이 대세다. 흑색종의 경우 멜라닌 세포나 모반세포가 악성화된 종양으로 다른 암과 같이 전이를 잘하고, 항암치료 등에 반응을 잘 하지 않아서 생존율이 매우 낮은 치명적인 질환이다. 반면에 비흑생종은 매우 흔하게 발생하지만 진행 속도가 느려 늦게 발견하더라도 수술만 잘하면 거의 완치된다. 이밖에도 피부에서 발생하는 ‘원발암’과 다른 장기의 암으로부터 전이되어 발생하는 ‘전이암’으로도 나눠진다.   문제는 한국에서는 서양보다 피부암의 발생빈도가 낮아 이에 대한 인식이 일반인 뿐 아니라 피부과 전문의를 제외한 의료인에서도 낮다. 그로인해 병이 한참 진행된 후나 부적절한 치료를 받고 재발하여 피부과에 오는 경우가 많다.   피부암은 다른 암과 달리 겉으로 드러나 쉽게 진단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단순한 점이나 검버섯 혹은 만성적인 종기나 상처 등으로 치부하고 방치한다. 그러다 상당히 병이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피부암 전단계인 `광선각화증`과 `보웬병`   광선각화증은 태양이나 인공 광원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발생하는 표피 내 종양이다. 일반적으로 붉은 갈색 또는 노란 검정 색깔을 띠며 마르고 유착된 피부 각질이 붙은 반점이나 피부가 솟아오른 형태로 나타난다. 증상은 대개 없지만 가벼운 자극감이나 가려움증이 동반될 수 있다.   또한 보웬병은 상피 내 편평세포암으로 내부 장기의 악성종양과 연관되어 있으며 비소 중독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대개 무증상이고 서서히 자라며 붉은색의 피부 각질을 동반한 형태로 나타난다. 발생 부위에는 털이 없으며 신체 어느 부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다른 양성 습진과 구별이 어려워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광선각화증이나 보웬병 단계에서는 외과적 절제 수술 없이 항암연고치료나 냉동치료, 레이저 소작술과 같은 치료에도 반응이 좋아 회복기간이 짧고 흉터 발생이 적다. 그러므로 이러한 초기단계의 피부암을 발견하기 위해 피부과 전문의의 소견을 듣는 것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   검버섯으로 오인하기 쉬운 비 흑색종 `기저세포암` 기저세포암은 가장 흔한 피부암(전체 피부악성종양 중 30~40%)으로 머리와 목, 특히 얼굴 중앙 상부에 잘 생긴다. 눈꺼풀, 코 쪽 눈구석, 귀 뒤 등에도 자주 발생 한다. 반투명하고 표면에 붉은 실핏줄이 보이는 작은 덩어리로 시작한다. 덩어리가 자라면서 대개 중앙부에 궤양이 생기고 둥글게 만 듯한 테두리에 둘러싸인다. 대부분 초기에는 검버섯, 점으로 오인하기 쉽고 실제로 레이저 치료 등을 받고 자꾸 재발되어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수술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주로 얼굴의 중앙 부위에 발생하기 때문에 수술 후 흉터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가능한 한 발생 부위가 작을 때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얼굴 등에 잘 발생하는 비 흑색종 `편평세포암`  편평세포암은 표피의 각질형성세포에서 유래한 악성 종양으로 대부분 광선각화증이나 보웬병에서  발생한다. 일광 노출 부위인 얼굴에 과반수 발생하고 특히 입술, 뺨 등에도 잘 생긴다. 또한 20%는 다리에서 발생하며 흉터도 중요한 유발인자이다. 편평세포암은 기저세포암에 비해 재발이나 전이될 위험이 더 크다. 발생 부위는 대개 작고 단단한 덩어리로 시작한다. 넓적하게 융기된 형태, 사마귀모양, 또는 궤양 등의 다양한 형태로 진행하고 대개는 단단하게 만져지며 발생 부위의 경계부는 명확하지 않다. 궤양은 주로 중심부로부터 생기는 데 표면은 쉽게 출혈하고 딱지가 앉아 있기도 한다. 궤양 주변부는 높아져있고 단단하다.   비대칭적이고 경계가 불분명하며 색이 일정치 않은 큰 점은 흑색종 의심해야 흑색종은 유전적 요인과 자외선 노출과 같은 환경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20~50%는 기존의 융기한 흑갈색 반점에서 발생한다. 가려움증이나 통증 같은 자각 증상이 없으며 평범한 검은 반점이나 작은 덩어리로 보이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한 자세한 육안 관찰과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손-발바닥, 손-발가락에 발생하는 말단흑색점흑색종이 60% 정도로 가장 흔하다.   몸에 없던 이상한 점이 생기거나 원래 있던 점의 색깔이 달라지고 커지는 경우 병원을 방문해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피부 속으로 만져지는 혹이 있을 경우나 이유 없이 피부가 헐고 진물이 날 때도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점이 비교적 크고(6mm이상), 모양이 비대칭적이고(Asymmetry), 경계가 불규칙하며(Borderline irregularity), 색이 얼룩덜룩하거나(Color variegation)하면 피부암 중 흑색종을 의심해야 한다.(ABCD법칙) 또한 얼굴이나 노출부위에 가려움증이 없이, 빨갛거나 갈색으로 진물이 나며, 일반적인 연고치료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면 비 흑색종성 피부암이나 피부암 전단계를 의심할 수 있다. 피부에 이상한 징후가 나타날 때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증상이 발견됐을 때는 일단 병원을 방문해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부터 해보고 대처하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60세 이후의 고령자는 적어도 1년에 한번 정도는 피부과에서 피부암을 조기발견하기 위한 진료를 하는 것이 좋다. 피부암 진료는 복잡한 검사가 필요 없이 육안검사 및 피부특수 현미경 검사 등 환자가 아프거나 불편하지 않은 검사 만으로도 대부분 가능하다.   자외선 차단제 발라 예방   자외선 노출에 의한 피부암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피부암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자외선 차단 로션을 바르는 것이다. 또한 자외선 강도가 높은 오전 10시~오후 3시에는 가급적 햇빛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도 한 방편이다. 어쩔 수 없이 장시간 야외에서 활동하게 될 경우 창이 넓은 모자, 긴팔, 선글라스, 양산 등 보조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예방법이 될 수 있다.  
최종편집: 2025-05-02 02: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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