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일 교수(산부인과전문의)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따르면 정자 운동성은 50%가 넘어야 정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남성들의 생식환경이 지속적으로 나빠지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20대 남성의 정자운동성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어 걱정입니다. 국립독성과학원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정자 운동성은 69.5%(1999년), 67.2%,(2001년)로 정상수치였으나 49.5%(2004년), 48.5%(2007년)로 점차 낮아져 정자의 절반 이상은 움직임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한 이 같은 정자 운동성 저하는 독성연구원에 의하면 각종 환경호르몬, 즉 ‘외인성 내분비 교란물질’과 산업화에 따른 환경 변화, 패스트푸드 등 달라진 음식 섭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물론 스트레스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이렇게 남성들의 생식환경이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정작 남성들은 `정자 한 마리만 있어도 임신은 가능하다` 라는 안일한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최첨단 과학을 동원하여 수정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정자의 질입니다. 건강한 수정, 착상, 임신의 유지를 위해서는 가장 건강한 정자를 만들어야 함에도 남성들은 그저 `한번 사정하면 수 천만마리의 정자가 나간다는데 그 중에 가장 건강한 녀석이 난자에 먼저 도달하겠지` 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남성들은 과연 그 정자들이 자신의 몸과 마음이 모두 가장 건강한 상태, 그것도 약 90~100일 전부터 만들어 지기 시작했는지를 우선 생각해야 합니다. 남성들이 이러한 생각을 하기 싫어하면 그때부터 여성의 고생이 시작됩니다. 애꿎게도 아무런 이상이 없는 아내가 불임의 굴레를 혼자 뒤집어 쓴 채 `불임의 진단과 치료` 라는 고생의 수레바퀴를 홀로 돌게 되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되는지, 그 과정을 간단히 순서대로 요약해 볼까요? 다음과 같습니다.   1) 남성의 불량한 정자들은 우선 수정력이 떨어집니다. 2) 따라서 임신을 원하더라도 수정이 되는 기간이 점차 길어집니다. 즉 자연임신이 지연됩니다.3) 임신을 시도한지 12개월을 넘기면 의학적인 불임의 정의에 포함됩니다. 4) 불임클리닉에 찾아가면 남성의 일반적인 정액검사에서는 정상으로 판독됩니다. 5) 그때부터 자연히 불임의 원죄는 애꿎은 여성에게 돌아갑니다.6) 여성은 각종 불임검사의 대상이 되어 본격적인 고생이 시작됩니다. 7) 여성에게서 원인을 쉽게 찾지 못하면 (당연합니다. 원인은 남성의 불량한 정자 때문이었으니까요) 더욱 여성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늘어갑니다.8) 그 스테레스가 점차 심해지면 원래 여성에게는 없었던 불임의 원인이 새로이 생겨나게 되는 것입니다. 없었던 생리 불순도 올수 있습니다.9) 이제 불임(사실은 임신의 지연)의 원인은, 여성의 스트레스와 남성의 불량한 정자, 두가지가 되었습니다.10) 한 가지 원인이 두 가지가 되었으므로 불임진단과 치료의 범위가 넓어지고 여성은 더욱 고생의 수레바퀴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어떤가요. 저의 상상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불임클리닉이나 습관성유산클리닉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예입니다. 이 세상 모든 남성(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시댁식구들 포함)들은 여성의 불임을 탓하기 전에 우선 자신 스스로 건강한 자연임신을 위하여 얼마나 노력한 후에 임신을 시도하였는지를 돌아봐야 합니다. 그것도 적어도 100일전부터 말입니다.   *필자 소개: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한양대학병원 산부인과 주임교수, 한국모자보건학회 이사장, 대한태교연구회 회장. 저서는 `부부가 함께 하는 완전한 계획임신 -< 베이비플랜>`. 자연임신에 관한 전문의 상담과 임신 출산 정보를 다루는 공익카페 `베이비플랜119`(http://cafe.naver.com/babyplan119) 운영.
최종편집: 2025-05-02 01:5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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