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철 (한방재활의학 박사)
허리통증을 유발시키는 주요 질환 중의 하나인 추간판 탈출증의 치료방법으로 수술이 더 적당하느냐, 아니면 수술을 피하는 것이 적당하느냐는 문제는 진료실에서 늘 겪는 일입니다. 대부분의 추간판 탈출증은 적절한 치료와 자가운동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되지만 하지 마비가 동반되는 일부 심한 추간판 탈출증의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상황에 따라 수술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그럼, 추간판 탈출증으로 허리 통증이 있을 때 수술적 치료가 우선일까요? 아니면 비수술적 치료가 우선일까요?
정답부터 말씀드리면 통증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하거나 대소변 장애, 하지마비, 보행장해 등의 신경마비 증상이 있지 않는 한 비수술적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보통 의학적으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약 5% 정도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연구에서 허리 통증이나 질병 소견이 없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요추부 MRI 검사를 시행하였을 때 40% 이상이 추간판 탈출증의 소견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설사 요추부 MRI에서 추간판 탈출증 소견을 받았다 하더라도 해당 전문의에 의해 실제 증상이 MRI 소견과 일치하는지 세밀한 문진과 이학적 검사를 통해 확인이 되어야만 추간판 탈출증으로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게 됩니다.
따라서, 허리통증이나 간헐적이고 애매한 하지의 통증 및 저림증의 경우는 MRI 소견에 이상이 있어도 우선 비수술적 치료, 즉 보존적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 합니다.
보존적 치료(비수술 치료)의 의학적 근거에 대한 연구에서 약물요법, 주사요법, 물리요법, 운동요법과 침과 수기요법(추나요법) 등의 한방치료가 추간판 탈출증의 치료적 근거가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추간판 탈출증으로 치료를 받아야 되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기 이전에 보존적 치료를 적용받아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보존적 치료에 대해 좀 더 설명드리면, 치료기간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나 대개 3~4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며, 치료목적은 급성기에 추간판 탈출로 인해 생긴 부종과 국소염증 반응을 감소시켜 통증이나 저림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양방에서는 소염제나 근이완제를 투여하는 약물요법과 스테로이드나 국소마취제를 경막외 공간이나 신경근 주위에 주사하는 주사요법, 근육의 경직과 통증을 줄이기 위한 온열치료와 전기치료 등의 물리요법 등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척추 주변의 기혈의 순환을 돕는 한약재를 사용하는 약물요법이나 봉독, 오공, 녹용 등의 약재를 경피주사하는 약침요법, 경근(經筋)을 자극하여 통증을 조절하는 침구요법, 변위된 척추와 척추 주변 신경근을 이완시키는 추나요법 등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급성기를 지나 아급성기와 만성기에 해당되는 경우 앞서의 급성기 보존적 치료 이외에 재활운동요법, 자세의 교정, 허리근력강화에 의한 요부안정화 운동법도 증상의 완화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적용되며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허리 통증이 나타난 경우 조급하게 수술을 생각하기에 앞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행받아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울러 지난 번에 말씀드린 허리 기본동작 운동법과 Meckenzie 운동법을 가정에서 평소 시행하여 추간판 탈출증의 예방과 치료에 관심을 기울이길 바랍니다.
<참고논문>
Jordan J, Konstantinou K, O`Dowd J. Herniated lumbar disc. Clin Evid. 2009 Mar 26;1118.
*필자 소개: 부산대학교 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과장,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의무이사, 재활의학회 섭외이사. 저서로는 `한방재활의학`(2005), `정형추나의학`(2002)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