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철 교수(부산대 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
지난번의 글에 이어 이번 주에도 어깨의 통증 질환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그때는 어깨의 통증 가운데 석회성 건염에 대해 설명하였는데, 이번에는 오십견에 대하여 설명을 하겠습니다.
흔히 어깨가 아프신 환자분들이 오십견이 아니냐고 하며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오십견인 경우가 굉장히 많긴 하지만, 환자를 진찰해 보면 다른 질환인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오십견의 가장 큰 특징은 능동적으로, 그리고 수동적으로도 어깨 관절을 움직이는데 장애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깨를 움직이는 것이 힘들다고 해서 다 오십견은 아닙니다. 어깨를 움직이기 힘든 질환으로 대표적인 것이 오십견과 함께 저번에 설명한 석회성 건염이 있고, 어깨의 회전근개라고 불리는 근육들의 파열이 있습니다.
오십견의 정확한 이름은 유착성 견관절막염(관절낭염)입니다. 이 질환은 보통 45세에서 60세 사이에 많이 발병하기 때문에 ‘오십견(五十肩)’ 이라고 하고, 어깨의 운동장애를 일으키는 것을 “어깨가 굳는다”고 표현해서 ‘동결견(凍結肩)’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 질환에 대한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고, 어깨 관절의 염증 반응이 관여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중년 이후 환자들이 야간통증을 동반한 어깨 운동이 제한되는 경우 대부분 오십견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으며, 특징적인 증상으로는 통증이 있는 쪽으로 누우면 어깨통증이 악화되며, 갑작스럽게 팔을 올리는 동작을 하게 되면 자지러질 정도의 통증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로 “어깨가 아파서 잠을 잘 수 없다”, “브래지어를 잠글 수 없다”, “어깨가 안 움직여 옷을 입을 수 없다”, “뒷머리를 빗을 수 없다”는 식으로 증상을 이야기 합니다.
오십견은 크게 세 가지 단계를 거쳐 변하는 질환입니다. 첫째 단계는 앞서 말한 것처럼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는 단계이고, 둘째 단계는 통증과 함께 어깨를 쉽게 움직이기가 어렵고 어깨가 굳어지게 되는 경우입니다. 이 단계가 보통 4개월에서 12개월 정도 지속됩니다. 셋째 단계는 어깨가 서서히 풀리는 단계입니다.
오십견을 누구나 한 번쯤 스쳐가는 증상이라 가볍게 생각하여 방치해 두거나 자연적으로 치유된다고 치료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경우에는 이 증상이 1~2년 지속되어 생활에 많은 불편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오십견 치료의 목적은 통증을 줄이고 어깨의 움직임을 회복시켜 주는 것입니다. 치료기간도 병의 경과가 길기 때문에 6개월에서 1년 정도로 오래 걸립니다.
한방 치료로는 침, 뜸 치료와 함께 약침, 그 중에서도 봉독약침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리고 어깨 관절의 운동 범위를 늘려주기 위한 추나요법을 병행합니다. 발병 초기에는 물리치료나 운동치료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통증이 매우 심하거나 굳어진 정도가 오래된 경우에는 주사 치료나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물리치료가 좋기는 하지만 이것에만 의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관절운동을 스스로가 실시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능동적인 운동치료는 오십견 치료에 있어 중요한 치료방법입니다. 스트레칭으로 어깨 관절의 운동 범위를 늘려주는 것이 좋지만, 무리한 운동은 관절낭이 손상되게 하여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통증이 심하지 않은 범위에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거나 의사와 상담하여 운동법을 배우는 것이 좋습니다.
*필자 소개: 부산대 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과장,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의무이사, 재활의학회 섭외이사. 저서로는 `한방재활의학`(2005), `정형추나의학`(2002)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