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28일 국립중앙의료원(NMC)에서 ‘신체활동 가이드라인’ 심포지엄이 열렸다. 그리고 심포지엄 참가자들은 그 자리에서 ‘한국인을 위한 신체활동 가이드라인 2010’(관련기사)을 발표하며 질병 발생을 낮추기 위해서는 적당한 신체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뭔가 미진했던 모양이다. 박재갑 NMC 원장은 이 내용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야 겠다며 심포지엄 말미에 전 직원에게 운동화를 지급해 신체활동을 늘리도록 NMC가 앞장서겠다는 ‘폭탄선언’을 해 버렸다.   약 한 달 뒤 그의 약속은 지켜졌다. 10월 24일 1천 2백여 명의 모든 NMC 직원들은 지급받은 검정색 운동화로 출근을 시작했다. 이른바 ‘운출생운(運出生運) 캠페인(운동화출근 생활 속 운동)’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지난 12월 20일 NMC와 국민생활체육회는  ‘운동화출근 생활 속 운동’ 캠페인을 공동 전개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국민생활체육회는 등록회원만 300만 명이 넘고 참여하는 회원은 무려 1천 8백만 명이 넘는 큰 단체다.   이를 발판 삼아 NMC는 기묘년 새해를 통해 운출생운 캠페인을 보다 널리 확산시킬 생각이다. ‘운출생운 캠페인’의 출발점이 되는 ‘한국인을 위한 신체활동 가이드라인 2010’의 정리 TF 일원인 서은석 국립중앙의료원 정형외과 과장을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운출생운` 캠페인에 대해서 설명해 주세요.   질병이 발생하고 나서 치료를 하는 것이 현재는 대부분의 병원들이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질병 예방을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질병이 생기지 않는 건강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방법이 움직임 즉, 신체활동을 늘리는 것이거든요. 때문에 운동화로 출근을 하고 생활하면 아무래도 더 움직일 것이고 그렇게 움직임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우리 몸은 더 건강해집니다. ‘운동화 출근 생활 속 운동’은 그렇게 일상에서 움직임을 늘리자는 캠페인입니다.   -신체활동에 특별히 주목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원장님 전공이 외과이고 그 중에서도 대장암인데요. 그 전에 펼쳐왔던 금연운동 이외에 다른 확실한 근거가 있는 ‘암 발생률을 줄이는 것이 무엇이 있나?’를 찾아보니까 신체활동이 유일하게 암 발생을 줄일 수 있는 근거가 있는 활동이었습니다. 그래서 신체활동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본 결과 대장암 발생률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5대 질환인 뇌혈관질환, 심혈관질환, 암, 당뇨, 우울증 까지도 줄인다는 근거를 찾아냈습니다. 그래서 신체활동을 늘리면 우리가 여러 가지 질환의 이환율(罹患率)을 많이 낮춰서 각 개인의 행복은 물론이고 나라 전체로서도 건강을 챙길 수 있고 그것을 따지고 보면 노인복지에 들어가는 예산도 엄청나게 감축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방법이기 때문에 그 신체활동 증진을 하기 위한 것을 처음에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 그것이 가이드라인을 만들게 된 계기가 된 건가요?   네, 그래서 가장 먼저 했던 것이 신체활동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어느 정도, 어떻게 운동하는 게 좋은 방법인가’를 정리를 한 번 해보기로 했어요. 관련한 내용은 이미 여러 곳에서 많이 나와 있지만 총정리를 한 것은 없었거든요. 그렇게 해서 정해진 것이 ‘한국인을 위한 신체활동 가이드라인 2010’입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고 그 다음에 조금 더 좋은 방법이 있거나 다른 추가 돼야 될 일들이 있어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업그레이드가 될 겁니다. 어쨌든 이게 처음 시작을 해서 여기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이번 운동의 가장 중요한 점이고요.   - 말씀하고 계신 신체활동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신체활동에 포함되는 운동은 일단 크게 유산소 운동하고 무산소 운동의 비율이 큰 근력운동 두 가지 운동으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유산소 활동이 가장 기본이 됩니다. 성인의 기준에서 보면 하루에 30분 이상 주 5회,  150분 이상씩 하는 것을 말합니다. 운동 강도는 중등도 이상의 강도인데요. 본인이 느끼기에 약간 숨이 차는 정도, 달리기나 빠르게 걷기 같은 것으로 약간 숨이 차서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정도입니다. 그 다음에 너무 숨이 차서 대화가 안 되는 정도가 아주 강한 정도의 운동입니다. 그 중등도 이상의 강도의 운동을 하게 되면 대신 운동시간을 줄여도 같은 정도의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고강도 운동 15분은 중등도 운동 30분과 같은 효과로, 젊은 사람들은 능력껏 그것을 섞어서 그 시간을 맞춰주시면 됩니다. 노인들의 경우에는 고강도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심장이나 다른 신체 질환이 있으신 분이 많기 때문에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때문에 가능하면 자기의 질환별 특징에 맞춘 운동을 하시는 게 좋습니다.   - 여성들의 경우 가사활동도 많은데 가사활동도 신체활동으로 볼 수 있나요?   그렇죠. 포함되는데 노동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사람들이 운동과 노동의 차이에 대해서 많이 궁금해 하시는데 그걸 엄격하게 나눌 수는 없어요.  ‘어떤 게 운동이고 어떤 게 노동이다’라고 모두가 합의해서 딱 정의된 바는 없습니다. 다만, 저명하신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들어보면 일을 할 때 리드미컬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하면 그것도 충분히 운동이 될 수 있다고 말씀하기 때문에 그것도 운동량에 포함될 수 있겠죠.     -운동화 출근에 대해 직원들 반응은 어땠나요?   운동화를 처음 신기 시작했을 때 어떤 경우는 신발주머니에 운동화를 넣고 와서 원장님 보실 때만 신고 몰래 구두를 신고 다니던 직원들도 있었지만, 자꾸 신다 보니까 운동화가 편해서 이제 다른 신발 신기가 저절로 싫어져서 스스로 알아서 운동화를 신게 됐습니다. -운동화를 신어보니까 실제로 움직임이  많아지던가요?   그럼요. 왜냐하면 여자분들의 경우 하이힐 신고 다니면 저녁때 되면 분명히 발이 아프거든요. 안 아파서 다니는 건 아니고 아파도 할 수 없이 다니는 것이거든요. 그렇게 되면 꼭 필요한 활동 이외에 나머지 활동을 잘 안 하게 되는 경향이 분명히 생기게 되고요. 운동화를 신게 되면 저녁이 되더라도 발이 아프지 않기 때문에 가까운 거리라도 더 움직일 수 있게 되고 그런 게 확실히 달라진 점 입니다. 의사들 경우에도 아무래도 발이 편하면 환자들에게 한 번이라도 더 가볼 수밖에 없거든요. 그리고 저희가 운동화를 신고 진료하면서 환자분들한테 신체활동에 대해 설명을 해 드릴 수 있어요. 의사들이 운동화 신고 다니는 게 어떻게 보면 조금 낯선 풍경이고 저희도 처음에 굉장히 어색했는데 지금은 자연스럽습니다.   -캠페인 후 병원 분위기는 어떤가요?   차를 안 갖고 출퇴근을 하기로 한 분들이 조금 늘어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병원 전체의 분위기를 다 아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은 운동화 자체만으로도 사실 화두가 되요. 또 아무래도 활동이 늘고 발도 편하고, 대개 옷에 어울리는 신발을 신는데 어떻게 보면 거꾸로 운동화에 맞춰서 복장도 선택을 하게됩니다. 그러다 보니 조금 젊은 복장을 하게 되고요. 나이 드신 간호사 선생님들도 사실 운동화에 맞춰서 출퇴근 하시는데 정장을 갖춰 입고 운동화를 신는 게 더 어색하기 때문에 복장도 오히려 더 젊어지고 그래서 다 같이 조금 더 젊은 마인드로 생활하게 됩니다.   - 노동시간과도 사실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근무 시간은 좀 줄었나요?   그건 아닙니다(웃음). 사실 출퇴근 시간이 바쁘고 그런 시간이 있는 것은 사실 입니다. 저희 병원 특징이 병원이 넓다는 것입니다. 밥 먹고 나서 주위를 한 바퀴 도는 사람이 많이 늘었습니다. 꼭 출퇴근 시간이나 날씨에 구애를 받더라도 직장 안에서 운동화 신는 것만으로도 활동량이 늘 수 있다는데 크게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2011년에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텐데요. 캠페인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얘기를 하고, 우리가 나서서 캠페인을 한다고 전 국민이 운동화를 신고 다니게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요즘에는 옛날에 비해서 운동화 신고 다니는 분이 확실히 많이 늘었습니다.  캠페인을 통해 운동화 신고 다니는 것의 장점이 뭐고 운동화를 신음으로써 얼마나 많은 질병이 예방되는지를 알려주고 나면 사람들의 선택권이 더 넓어질 것입니다. 문제는 자기가 신고 다니고 싶더라도 직장분위기 때문에 못 신는 분들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때문에 중요한 것은 여러 공공기관, 큰 회사의 사장님이나 그런 분들이 그걸 충분히 공감을 하고 앞장서면 그 아래 원하는 직원들은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립중앙의료원이 나라의 대표병원으로서 앞장을 서고 이 운동을 점차 여러 기관에 확산시킬 생각입니다.
최종편집: 2025-05-01 22: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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