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의 생물 종 가운데 75%가 단기간에 사라지는 대멸종 사건이 지구 역사상 6번째로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이며 인류는 지금이라도 이를 막을 수 있지만 정치 지도자들의 의지가 문제라는 분석이 제기됐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2일 보도했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진은 네이처지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인류가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한 500년 전까지만 해도 포유동물의 멸종은 100만년에 2종 정도였지만 이후 지금까지 최소한 80종이 멸종했다면서 “‘대멸종’에 아무리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더라도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멸종 속도는 대멸종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대멸종은 지질학적으로 짧은 기간인 20만~30만년에서 200만년 사이에 생물 종의 75%가 사라지는 현상을 가리키는데 지난 5억4천만년 사이 지구상의 다세포 생물 세계에서 일어난 대멸종은 모두 5차례이다.
연구진은 지금과 같은 추세로 생물들이 멸종하면 지구는 앞으로 300~2천년 사이에 6차 대멸종 단계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식물의 멸종은 언제나 있어 왔던 일이지만 진화를 통해 새로운 종이 끊임없이 태어나기 때문에 지구의 생물다양성은 항상 일정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멸종은 이런 균형이 파괴돼 멸종이 새 종 탄생의 속도를 훨씬 앞지르는 것을 가리킨다.
연구진은 현재 진행 중인 멸종 속도가 통상적인 것인지, 상궤를 벗어난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화석 기록과 현대 보존 생물학자들이 수집한 자료를 비교했다.
이 방법에는 여러 가지 한계와 결함이 있지만 연구진은 이를 고려해 보수적인 입장에서 분석한 결과 오늘날 동식물의 전체적인 멸종 속도가 통상 수준의 3~80배에 달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대멸종 위기가 아닐 경우 예상되는 것보다 3~12배 빠른 속도로 장차 동식물이 멸종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지구는 300~2천200년 사이에 대멸종의 기점에 다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그러나 지난 200년 사이에 모든 생물 종 가운데 멸종한 것은 1~2%에 불과했다는 데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생물다양성 감소의 원인은 기후변화와 서식지 파괴, 환경오염, 물고기 남획 등 대부분 오늘날 인류의 활동과 연관이 있으며 따라서 인류가 화석 연료 사용을 줄여 기후변화를 억제하고 적극적으로 서식지를 보호한다면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다가올 재앙이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 이해한다면 인류가 합심해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지만 문제는 과학이 아닌 정치라고 이들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