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라이언 크레이머는 또래처럼 평범한 20세 청년이 아니다.    14세에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이미 공학석사 학위를 땄으며 이번 가을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로켓 과학자로 일을 시작한다.    자라면서 스스로 남들과 다르다고 여긴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라이언은 "정자 기증으로 내가 태어났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내 DNA의 반쪽에 대해 알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허락을 받아 자신의 아버지인 정자 기증자를 찾기 시작한 크레이머는 그 이유에 대해 "아버지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그저 사진을 보거나 대화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abc 방송은 크레이머처럼 매년 정자 기증을 통해 태어나는 인구가 3만5천명에서 많게는 6천명에 이르며, 이들 가운데 아버지와 이복 형제자매를 찾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증가세에 있다고 27일 소개했다.    아버지인 정자 기증자를 찾아나선다는 이야기는 이번 여름 극찬을 받은 `더 키즈 아 올 라이트`(The kids are all right)라는 영화로도 소개된 바 있다.    이 작품은 정자 기증자를 찾아가는 두 아이의 삶을 따라간다.    현실에서 라이언의 아버지 찾기는 그가 12세였던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abc방송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에서 "전화번호라도 좋으니 아버지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다"며 현지 정자은행에 보냈던 편지를 읽었다.    어머니인 웬디 크레이머는 "아이가 바라던 대답을 찾도록 돕는 것이 내 의무였다고 생각했지만 어디에 도움을 청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고 돌아봤다.    이들은 3만명의 회원을 두고, 기증자들과 그들의 자녀를 연결하는 웹사이트인 `기증자 자녀 레지스트리`(DSR)를 찾았다.    이 사이트를 통해 이들은 한 남성이 기증한 정자로 125명이나 되는 자녀가 태어난 사실도 알게 됐다.    웬디는 "125명 중 70명은 현재 7세 이하라고는 하지만 10년 후면 그들도 라이언처럼 아버지를 찾고 싶어할 것"이라며 "문제가 정말로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처럼 한 번의 정자 기증으로 출생되는 아이들 수가 추적되지 않을뿐더러 정자를 기증하기 전 남성들이 충분한 상담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한다.    심리치료사인 패트리샤 멘델은 "만약 그들이 나중에 정자 기증을 통해 태어난 자녀로부터 연락을 받을 수 있고 5~10명 이상의 아이들이 태어날 수 있다는 점을 알았다면 기증을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출산한 여성도 40%만이 출산 사실을 정자은행에 통보한다.    이런 복잡한 현실 속에서 라이언은 마침내 아버지를 찾았고 기계공학처럼 관심사가 비슷하다는 유대감도 갖게 됐다.    또 6명의 이복 형제자매도 찾아냈다. 나중에 이 숫자는 20~30명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라이언은 6명 중 자매 2명이 자신과 성격이 비슷하다며 이들과 함께 더 많은 `현대식 가족`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이 만날수록 더 행복진다"면서 "나의 반쪽인 이들 자매를 만나는 일은 큰 선물"이라고 덧붙였다.    jsk@yna.co.kr
최종편집: 2025-05-03 0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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