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부처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부터 `만5세 공통과정`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김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우리 사회의 오랜 바람을 단계적으로 실현해나가기로 했다”며 “내년부터 만 5세가 된 모든 어린이가 새 공통과정을 배울 수 있어 사실상 정부가 부담하는 의무교육이 10년으로 늘어나는 효과가 생긴다”고 말했다.
다음은 관계 부처 장관 문답.
--지원 규모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나.
(이주호 교과부 장관) 정부의 이번 정책은 일단 내년부터 만5세 어린이가 있는 모든 가정에 유치원비와 어린이집 비용으로 월 20만원을 지원하고 계속 올려 표준 유아교육비 수준에 맞춘다는 것이다. 실제 유아교육비는 표준 유아교육비의 두 배 수준까지 되는 것이 현실로 정부가 100% 부담하기는 쉽지 않다.
--사실상 무상교육을 하는 것인가.
(이) 이번 대책은 만5세 어린이의 교육ㆍ보육에 대한 국가 책임을 획기적으로 확대해 학부모 부담을 크게 경감한다는 취지다. 공립유치원은 만족도가 상당히 좋은 편으로 상대적으로 열악한 사립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아이들을 꼭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보내야한다는 차원보다는 국가가 아이들을 책임지는 의무기한을 10년으로 늘린다는 의미다. 만5세 표준 교육비용을 최소로 산출해보면 17만7천원인데 현실적으로 실제 비용과 괴리가 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특별활동 명목으로 부담을 안기는 일이 있는데 그래서 표준비용을 연차적으로 올린다는 것이다.
--유아 대상 사설학원에도 지원되나.
(이) 공교육 체제에 지원하는 것이다. 영어학원 다니면 지원 못받는다.
--어떤 방식으로 지원되나. 국가가 부담하는 부분은.
(이) 지원방식은 바우처 방식으로 학부모에게 동일한 액수가 지원된다. 고액 사립유치원의 경우 2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비용은 학부모가 부담해야한다.
재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다. 경제가 좋아지는 등의 이유로 내년부터 교부금이 3조원씩 증가한다. 교육청은 추가 부담없이도 충분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공립유치원에도 지원되나.
(이) 공립유치원비는 월 5만9천원인데 지금까지는 소득기준으로 하위 70%까지 지원을 했다. 내년부터는 상위 30%도 월 5만9천원을 낼 필요가 없다.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나.
(이) 어머니들이 취학 전 아이들에 대해 상당히 부담을 느껴왔다. 따라서 공통과정은 학부모가 염려하지 않도록 초등과정과 잘 연계되도록 설계된다. 지원규모가 늘어나고 서비스 질도 좋아지기 때문에 다양한 이유로 만5세 어린이를 유치원, 어린이집에 보내지 못했던 학부모 참여가 늘 것으로 본다.
(진) 학부모들은 접근성에 따라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을 선택한다. 그러나 어린이집에서는 유치원의 혜택을, 유치원에서는 어린이집 혜택을 받지 못한 부분들이 있었다. 보육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많았는데 그동안 만5세 어린이 교육 등에 쓰이던 돈을 보육시설 전반의 시설을 개선하고 보육교사 처우를 개선하는데 사용되기 때문에 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초등 교육과정에도 변화가 있나.
(이) 공통과정을 마련할 때 1~2학년과의 연계성을 강조할 것이다. 그러나 너무 인지적인 학습을 강조하면 학부모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양치질하기 등의 좋은 습관을 길러주거나 타인 배려, 창의성을 길러주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인지적인 학습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다.
(진) 현재 초등 교육과정이 개편되는 일은 없을 것이고 지금 교과과정에 잘 연계되도록 하는 쪽에 맞춰나갈 것이다.
--사실상 보편적 복지인데 정책기조가 바뀐 것인가.
(이) 만5세 어린이를 책임지는 제도는 대다수 선진국이 이미 하고 있다. 반면 무상급식은 선진국에서도 시행하는 곳이 많지 않다. 법령을 보더라도 만5세 어린이에 대한 교육은 1997년 이미 관련 법령에 명시가 됐다. 반면 무상급식은 현행법규에 학부모 부담이 원칙이다. 이론적인 측면에서도 인적 자원에 대한 정부 지원은 조기 개입이 효과적이다. 만5세 어린이에 대한 국가 책무성을 강화하는 것은 복지논쟁을 떠나 국가가 할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