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저렴한 가격...단골.외지인 북새통   요즘 전국의 재래시장 대부분이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욱이 상설 전통시장이 아닌 5일장은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닷새마다 문을 여는 전북 익산의 북부시장에서는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자장면과 호떡 가게가 대박을 터뜨리며 시장 활성화에 한 몫하고 있다.   5일장이 서는 곳은 다름 아닌 전북 익산시 남중동의 ‘북부시장’. 19일 열린 장날에도 가스 화덕에서 쫄깃한 면발을 뽑아내고, 담백하고 고소한 자장을 만드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음식을 나르는 아낙네들이 한 시도 쉴 수 없을 정도로 계속해서 손님이 밀려들었다.   간판이 없는 이 자장면집이 이곳에 자리잡은 것은 1970년대 말. 지금의 주인인 황완순(69)씨가 당시 남편과 함께 문을 열었으나 지금은 아들 남상효(39)씨가 아버지의 뒤를 잇고 있다.   황씨는 “처음에는 200원에 팔았지. 맛도 좋았지만 싸기 때문에 불티났어.. 지금은 그 당시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손님들이 꾸준히 찾아주고 있어 고맙지!”라고 말했다.   가게는 지붕도 없고 의자와 탁자도 낡아 초라하지만, 맛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고 황씨는 귀띔했다.   이 집이 인기를 끄는 비결은 34년의 전통 맛을 유지하는데다 시중보다 절반밖에 되지 않는 자장면과 우동(가락국수) 가격(2천500원) 때문이다.   부담없이 즐길 수 있어 장날마다 이곳을 찾는다는 이춘헌(70.익산시)씨는 “30년 전 나무 화덕으로 자장면을 만들 때부터 이곳을 찾고 있는데 고향의 맛 그대로다”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아들 내외와 함께 찾은 김경심(60)씨도 “오래전에는 부모님 손을 잡고 이곳을 찾곤 했는데 이제는 딸과 손자를 데리고 오곤 한다”면서 “질리지 않는 담백한 맛이 일품이어서 단골이 많다”고 소개했다.   시골장을 보러온 주민들이 대부분이지만 소문이 나면서 인근 관공서 직장인들도 적지 않게 찾고 있다.   보통 이 집에서 장날 하루에 파는 자장면은 대략 600~700그릇.   이 때문에 장날 점심 때면 자장 맛을 잊지 않고 찾는 손님들로 50여개의 좌석에서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자장면 가게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광주 호떡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가게 이름은 주인아주머니인 문오순(71)씨가 광주 출신이어서 붙여졌단다.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이 가게에도 장날만 되면 고소하고 바삭바삭한 호떡 맛을 보려고 단골들이 장사진을 친다.   장모와 딸, 사위 셋이서 호떡을 굽는 모습이 그야말로 찰떡궁합이다.   문씨는 “재료 값이 많이 올라도 밀가루와 설탕 등 재료를 제일 좋은 것을 쓰는 것이 맛의 비밀”이라면서 “맛이 좋으면 손님이 많이 몰려 그만큼 많이 팔기 때문에 밑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신명옥(63.경기도 안양시)씨는 “일을 보러 익산에 왔다가 북부시장의 호떡이 아주 맛있다고 해서 찾았다”면서 “먹어 보니 역시 소문이 빈말이 아니다”며 호떡 맛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도 서민의 식품인 자장면과 호떡이 전통시장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최종편집: 2025-05-02 05: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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