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은 루게릭병으로 사망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근위축성측색경화증’으로 불리는 루게릭병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은 운동신경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질환으로, 운동선수와 군인 등이 일반인 보다 더 많은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18일 신경의학 전문지의 한 논문을 인용해, 루게릭과 같은 ALS 진단을 받은 운동선수나 군인들의 사망은 충격이나 다른 뇌의 손상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 논문은 루게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논문의 저자들은 인터뷰에서 루게릭이 루게릭병을 앓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분명한 정황을 인정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사망한 내셔널 풋볼 리그 선수들의 뇌 손상을 연구해온 매사추세츠주 베드포드의 베테랑스 어페어스 메디컬 센터와 보스턴 의대 소속 의사들은 ALS 진단을 받은 두 명의 풋볼 선수와 한 명의 권투선수의 척수에서 나타난 현상은 이들이 ALS를 앓지 않았음을 보여줬다면서, 그들은 충격과 같은 외상으로 인한 다른 치명적 질병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뇌 손상으로 인한 이 질병이 루게릭병과 마찬가지로 중추신경조직을 손상시키는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NYT는 “이 연구 결과는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운동선수나 군인들의 근육 파괴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심각한 뇌 외상의 경험을 가진 환자들의 경우에는 향후 루게릭병과는 다른 방식의 치료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