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형제의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서 버려진 남매가 마녀에게 붙들려 고생을 하는 부분이 나온다. 마녀는 과자를 먹지 않았던 그레텔에게 집안일을 시키고 헨젤은 가둬놓고 맛있는 과자를 주면서 살을 찌우도록 했다.   흥미로운 점은 헨젤이 마녀에게 잡혀먹힌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도 너무나 잘 먹었다는 것이다. 결국 동생의 기지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헨젤 스스로는 음식 앞에서 너무나 무기력했다.   환경단체 ‘환경정의’ 주관으로 최근 한 달 동안 설탕을 먹지 않는 실험이 진행됐다. 참가자인 고은미씨는 실험 전에 소위 ‘달콤함’에 미쳐있었다. 우울할 때는 머핀과 아이스크림을 찾았다. 매일 출·퇴근길에서 마주치는 도넛과 과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꼈다.   매콤 달콤한 비빔국수는 더위에 지친 그녀의 훌륭한 점심 메뉴였고, 차가운 아이스카페라떼는 빠뜨릴 수 없는 디저트였다. 그런 그녀도 설탕 없이 산다고 했을 때 자신에게 일어날 일에 대한 심각한 고민은 해 보지 않았다.   먼저 그녀는 채식을 했고, 그것도 유기농 식품을 찾아 먹었기 때문이다. 즐겨먹는 간식들 역시 ‘남들 먹는 만큼’이다. 하지만 반전은 그녀가 설탕 없는 식사를 시작한 이후에 찾아왔다.   심각한 무기력증과 우울, 불안과 같은 정신적 문제와 불면증, 울렁거림과 같은 신체적 문제가 동시에 나타난 것이다. 바로 당에 대한 금단현상이었다. 이를 뒤집으면 그녀는 설탕에 중독된 상태였다는 말이 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설탕 섭취를 끊는 순간 이런 현상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 동화 속 헨젤이 자신의 운명이 걸렸음을 알면서도 과자를 거부하지 못했듯 대부분의 사람들 역시 ‘설탕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 할 것이다.   혹시 자신은 예외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아닐 수도 있을 테지만 이는 아주 드문 경우일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습관상 매끼 설탕 없는 음식으로 밥을 먹는다고 해도 이미 하루에 필요한 당의 약 75%를 섭취한다.   다시 말해 식사를 하고 인스턴트커피를 마셨거나, 길거리에서 떡볶이를 먹었거나, 아이스크림이나 과자를 입에 댔다면 이미 허용치를 초과했다고 볼 수 있다.   불행히도 우리가 바깥에서 먹는 음식들은 너무나 달콤하다. 설탕이 없는 음식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때문에 비만이나 당뇨와 같은 질병 환자들도 몇 년 사이 급속히 늘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달콤함에 취해 과다하게 당을 섭취하고 있다.   동화 속 헨젤처럼 설탕 역시 많이 먹어 좋을 것이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식단에서 그 달콤함을 빼기란 쉽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다행인 점은 설탕 없이 사는 것이 영영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고은미씨의 경우 설탕을 끊는데 성공했다. 음식을 먹을 때 조금 더 번거로워진 것 말고는 별다른 불편함 없이 지낸다. 오히려 이전에 비해 훨씬 건강해졌다.   만약, ‘혹시나’ 하는 의심이 간다면 한번 자신의 식단을 평가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분명히 말하자면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설탕을 먹고 있다.
최종편집: 2025-05-02 02: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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